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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쉴:틈] 내일의 영업왕

2020. 12. 09(수요일)

캐리어를 끌고 외국인이 유니언타운으로 들어온다. 

영어 간판이 많지 않은 낯선 한국 땅에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자, 오늘도 출동이다 홍스기!’ 를 마음속으로 외치며 외국인을 리셉션으로 안내한다. 

체크인을 도와주며 나는 가벼운 인사부터 농담을 주고받는다. 물론 분위기를 봐 가면서 해야 한다. 

나의 임무는 모든 것이 생소한 외국인에게 친구 집에 온 듯한 편안함을 주는 것이다.  

나름 나의 전략은 잘 먹혔는지 친해진 투숙객들도 있고 재방문 고객들도 늘고 있다. 

(펙트를 기반한 자료가 있다) 


‘오늘도 나는 유니언 타운의 영업왕을 꿈꾼다.’ 


위에 내용과는 달리 내가 처음에 생각한 영업맨의 이미지는 누가 뭐래도 흔들리지 않은 ‘원칙주의자’였다. 

다소 차가워 보일 수 있더라도 정갈한 제복과 깔끔한 인상, 

이런 것들이 내가 회사에 입사하기 전에 생각한 영업맨의 이미지다. 

그래서인지 입사 후 게스트 하우스를 담당하는 매니저가 되었을 때, 약간의 혼란이 찾아왔다. 

철저하게 서비스를 기반으로 이루어진 게스트하우스의 특성상 딱딱한 이미지 보다는 

편하고 부드러운 이미지가 더 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사실 난 소위 말하는 ‘FM’이랑은 거리가 먼 사람이다. 

논리정연하게 이성적인 태도로 고객을 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감정적이면서 유쾌한 태도로 일관하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속으로 “음..나도 영업이나 안내를 잘 하려면 원리원칙을 고수하는 영업맨이 되어야 하는가?”라는 

내적 갈등이  잠시나마 찾아 오기도 했다. 


하지만,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정갈한 제복을 입고 젠틀한 멘트를 던지기보다는 친근한 동네 친구가 되고 싶었고, 그게 나라는 사람의 ‘본질’이다.일부 고객들에게 다소 무례(?)해 보일지라도 나는 계속해서 대화를 트고, 그들과 일상을 공유하려고 노력했다. 

또한 정말 친한 친구가 서울에 놀러 온 것처럼, 그들에게 서울의 맛집 또는 로컬플레이스들을 소개해줬다. 

혹은 그들이 아프거나 할 때에도 친절히 병원까지 데려다주면서 물심양면 그들을 도왔다.


그들에게 내 진심이 전해졌던 것일까? 

최근 재방문 고객이 눈에 띄게 늘었고 게스트 하우스 예약률도 첫 40%에서 최근에는 70% 향해 가고 있다!


인생엔 정답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정말 어쩌면 모든 일에도 정답이 없다. 

그저 ‘나’라는 본연의 모습을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최선을 다하는 것, 

정해진 매뉴얼을 통해 정해진 일을 하기보다는 나라는 본질을 통해 

나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오늘도 나는 나만의 색으로 업플로하우스를 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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