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언타운
'나'편 #4 : 장주영님
2021. 06. 08(화요일)
이 프로젝트는 유니언 피플을 조명하는 ‘대화’ 인터뷰로서 한 ‘사람’의 삶에 집중합니다.
다양한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이 모인 공동체, 유니언타운 피플을 일상적인 질문을 통해 소개합니다.
[나눔 준비물]
첫째, 의식의 흐름대로 얘기해도 좋아요. 자신의 감정에 집중해봅니다.
둘째, 솔직하게 직면해주세요. 내가 더 자유로워질 수 있는 방법입니다.
셋째, 나를 받아들이고 나임을 인정해보세요. 나를 알아가는 과정의 시작입니다.
※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거나 맞지 않는 질문이라면 과감하게 넘어가도 좋습니다.
| 안녕하세요,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F&B 운영팀에서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장주영입니다.
| 오늘 ‘나’라는 주제로 대화를 나눠볼 예정인데요. 먼저, 한 주간 어떤 감정을 느끼며 지냈는지 궁금해요.
저의 주된 마인드는 ‘하루하루 즐겁게 보내자’ 예요. 한 주간 그 마음으로 시작하지만, 감정 기복이 심한 저는 즐거운 만큼 화도 많이 냈던 거 같아요. 집안 내력에 화가 많아서 그런지 분노가 치솟았다가 또 금방금방 식더라고요. (하하)
| 한 주간 즐거움과 분노를 함께 느끼며 지내왔군요. 보통 어느 순간 즐겁고 화가 나나요?
화가 나는 경우는 제가 존중받고 있지 못함을 느낄 때 그런 거 같아요. 갑질이나 무시를 받을 때가 대부분인 거 같지만, 제 성격 자체가 불같은 게 있어 인내하려 노력하고 있어요. 아, 그리고 남자친구가 잘 안 받아줄 때도 그래요. (하하) 그 외에는 보통 즐거움을 느끼며 사는 거 같아요.
| 존중하고 받는 건 누구에게나 중요한 거 같아요. 그럼 본격적인 질문으로 들어갈 텐데요.
주영님은 발레라는 특수한 전공을 하셨어요. 특별히 발레를 전공한 이유가 있나요?
저는 어렸을 때 건강을 위해서 정말 다양한 운동을 경험했어요. 수영, 태권도, 복싱 등등. 그중에서 제가 가장 잘하면서도 흥미를 느꼈던 운동이 발레였어요. 초등학생 때부터 시작해서 예고와 체대 입학 준비에 올인하며 살아왔던 거 같아요.
| 그렇다면 주영님의 학창 시절은 어땠나요?
가장 기억에 남는 건, 배고픔밖에 없어요.
매일같이 샐러드, 에너지바만 먹고 야식은 꿈도 못 꿨어요. 야식보다도 음식 자체에 대한 제한이 컸어요. 한때는 저녁에 너무 배고파서 냉장고를 열고 음식을 막 집어 먹는데 그날 이후로 냉장고 문이 자전거 체인으로 잠겨있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지로 손 넣어서 꺼내 먹었어요) 부모님이 몸 관리에 무척이나 엄격하셨죠. 당시 고등학생이었는데 참 서럽고 힘들더라고요. 부모님 두 분 모두가 관리에 철저하시다 보니 할 말은 없더라고요.
| 지금 그 당시의 ‘나’를 마주한다면 건네주고 싶은 말이 있나요?
‘도망쳐..’ 농담이고요.
발레를 하기 전으로 돌아간다면, 많이 힘들 거니까 마음의 준비 단단히 하라고 당부할 거 같아요. 배운 것도 많아서 선택에 후회는 없지만 가끔은 내가 했던 경험이 앞으로 나에게 어떤 거름이 될지 기대와 의심이 동시에 드는 거 같아요.
| 많이 힘들었을 거 같아요. 지금은 바리스타 일을 하고 있는데 만족하시나요?
솔직히 바리스타를 시작했을 때는 일에 대한 사명감보다는 재미있어 보여서 시작했어요. 애초에 저는 발레가 꿈이었고 그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 대학교에 모든 힘을 부었죠. 발레를 그만두고 난 후에 뭔가 자유로움은 있었지만, 삶의 목표나 동기는 많이 사라졌던 거 같아요. 꿈이 뭐냐고 물어봐도 없다고 얘기했던 거 같고요. 그래도 지금은 밥벌이하고 있는 제 모습에 괜찮다고 다독이는 편이에요. 가끔 안주하는 느낌이 들 때도 있지만요.
| 그만큼 삶에 큰 도움이 되는 순간이 올 거라 믿어요. 다음 질문으로 넘어가 볼게요.
주영님 삶의 우선순위는 무엇인가요? [사랑 / 일 / 가족 / 친구 / 돈 등]
첫째는 사랑(즉, 남자친구)과 친구이고 둘째는 일과 돈, 셋째는 가족이에요.
요즘 사랑과 친구가 가장 중요한 이유를 봐선 제가 감정적으로 기댈 수 있는 곳이 필요한가 봐요. 사실 남자친구가 우선순위가 된 지는 얼마 안 되었어요. (하하)
한동안 제 삶 전체적으로 힘들었던 적이 있어요. 일적으로나 가정적으로나 관계적으로나 모든 것이요. 뭐 하나는 그만둬서 감정 소모를 줄여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 대상이 남자친구였어요. 일주일 동안 정말 많이 고민하고 얘기했는데 남자친구가 놓아주지 않더라고요. 그 후로 저를 위해 더 많이 노력하고 이해해주더라고요. 저도 생각이 변하는 계기가 되었죠. 사랑받는 것만큼 중요한 거는 없는 거 같다는 생각도 해요. (하하)
| 사람에게 있어 사랑받는다는 건 정말 중요한 거 같아요. 마지막 질문인데요. 세상을 살면서 주영님은 어떻게 기억되고 싶나요?
저는 제일 열심히 투덜투덜대면서 정말 열심히 하는 사람으로 기억되고 싶어요. 저는 저를 잘 알아요. 감정 기복도 표현도 거침없다는 것을. 그런 예민함을 변화시키기란 쉽지 않음을 인정해요. 하지만, 저는 그래도 은근히 남을 생각하는 마음은 큰 거 같아요. (하하)
| 약간 츤데레 스타일이시네요?
그..렇죠? 할 말은 다 하면서도 기왕 하는 거 정성스럽게 잘해주고 싶어요, 모든 것에. 그걸로 제 삶은 만족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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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솔한 대화를 나눠주신
장주영님께 진심으로 감사를 전합니다.
by 쉴:틈 커뮤니티
[문의]
카카오톡 @유니언타운 / 인스타 @breaktime_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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